활성산소(ROS)관련

ROS: 활성산소는 어디서 만들어지는가

Jo. 2024. 3. 10. 09:01

인체 내에서 활성산소가 만들어지는 가장 대표적인 창구는 미토콘드리아, 백혈구, 그리고 요산 배출이다. 

 

세포호흡: 미토콘드리아,  배달사고의 현장

전자를 잃는 사소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생명유지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그 경이로운 과정이 일어나는 곳이  미토콘드리아이다. 인체가 ATP(Adenosine tri phosphate)라는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아주 간단히 살펴보자면, 음식을 통해 영양분을 섭취한 후, 이들을 피르부산(Pyruvate)이라는 형태가 될 때까지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정성스럽게 쪼개고 쪼개 반을 만든 후(해당과정, glycolysis), 이를 세포질에서 미토콘드리아 기질 안으로 스윽 들여보내, TCA 회로(Tricarboxylic acid cycle)라는 반복 사이클을 촉발시킨다. NADH와 FADH2로 만들어진 에너지형태를 인체가 사용할 수 있도록 ATP로 바꾸는 공정이다. 이 공정은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기질의 내막에 존재하는 전자 전달계(Electron transport chain:ETC)에서 일어난다. 이 전달 시스템은 4개의 단백질복합체와 2개의 전자수송 캐리어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에서 NADH와 FADH2는 품고 있던 전자들은 내어 놓고, 이 전자들은 복합체 내의 무수히 많은 산화환원센터를 거치면서 계속 전달되어 간다. 그리고 마침내 최종적으로 산소분자에게 전달되면 산소는 이를 받아 주변의 수소와 결합하여 함께 물을 만든다. 이렇게 산소한테 줄 거면 그냥 바로 줄 것이지 왜 이렇게 복잡한 단계를 거쳐 전자를 옮기는지 의아해진다. 이유가 있다. 전자를 전달할 때, 즉 전자를 잃을 때마다 에너지가 발생한다. 즉 에너지가 방출된다. 상당한 양이 방출된다. 만일 그 양이 우리 인체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규모라면 어떻게 되겠는가. 무시무시하다. 그래서 그 에너지 방출을 조금씩 조금씩,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조금씩 나누어 방출하게 하기 위해, 단번에 직행하지 않고 빙빙 돌아 우회하면서 전달한 것이다.

 

그렇다면 전자를 옮기면서 발생된 그 에너지들이 바로 우리 인체가 생명활동에 이용하는 그 에너지인가? 그렇지 않다. 전자를 옮기면서 발생된 에너지는 사실 미토콘드리아 내막 안에 있는 수소를 미토콘드리아 내막밖으로 밀어내는 데 쓴다. 미토콘드리아에는 막이 두 개 있다. 내막과 외막. 그리고 이 두 막사이의 공간은 마치 중세시대 성을 뱅 둘러싸고 있던 해자를 생각해 보면 될 듯하다. 미토콘드리아의 안쪽, 즉 기질과 붙어있는 내막에서 전자 전달계가 존재한다고 했다. NADH와 FADH2는 전자를 내놓을 때 수소도 내놓게 되는데, 전자를 내놓을 때 생긴 에너지를 이 수소들을 내막과 외막사이의 공간(해자에 비유)으로 펌프 해서 내보내는 데 사용한다. 이렇게 밀어내진 수소가 막 사이공간에 잔뜩 모여 내막의 안쪽  즉, 미토콘드리아 기질안보다 농도가 훨씬 높아지면 이 두 곳간의 현저한 농도차를 이용해(이를 화학적 구배라고 한다) 막 공간의 빡빡하게 밀집된 수소양성자들이 다시 미토콘드리아 안으로 확 밀고 들어오게 되는데 이 힘, 즉 이때 발생하는 에너지로 ATP, 즉 인체가 사용하는 에너지를 생산한다. 물이 쏟아져 내려오면서 물레방아를 회전시키는 힘 또는 댐에서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물의 위치에너지로 터빈을 돌리는 것과 비슷한 원리로 ATP를 생성해 내는 것이다. 2개의 인산기를 가진 ADP(Di는 둘)가 ATP(Tri는 셋)가 되려면 무기 인산(P)을 하나 더 결합해야 하는 데 이 결합을 이루어 내기에 필요한 에너지를 수소양성자의 농도차를 이용해 얻어 내는 것이다. 인체가 사용할 에너지 생성 과정, 즉 '세포 호흡'은 따로 자세히 포스팅할 생각이다. 장황하게 이 과정들을 거론하는 이유는 바로 이 중요한 일상의 생명 현상에서 활성산소가 많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즉, 어쩔 수 없이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과정이라는 뜻이다. 전자를 열심히 산소한테까지 소중하게 품어 전달하지만, 중간에 이탈되거나 누락되거나 또는 딴 데로 새어나가는 전자들이 있기 마련이다. 도착지에서 기다리는 산소에게 주지 않고 중도에 엉뚱한 곳으로 새나가는 일종의 배달사고가 빈번히 발생한다. 이렇게 흘러나온 전자가 산화를 일으키는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그림원본:https://microbenotes.com/electron-transport-chain/

 

이어지는 글에서 라디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예정이다. 일단 지금은 이렇게 전자 전달 과정에서 누락된 하나씩의 전자들, 그리고 다량의  수소 양성자, 그리고 산소 분자의 존재는 슈퍼옥사이드라디칼부터 과산화수소까지 쉽게 생성할 수 있는 환경이 바로 미토콘드리아라는 것을 언급하고 넘어가자. 우리 인체는 대략 평균적으로 약 30조 개의 세포를 가지고 있다고 추정한다 [1]. 그리고 하나의 세포 안에는 신체부위에 따라 차이가 있겠으나 미토콘드리아가 대략 1000 ~ 2500개[2]가 존재한다고 한다. 이러한 세포호흡을 통한 ATP 생산이 전체 ATP의 90%를 차지하며 ATP는 일단 만들어지고 나면 저장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생산돼야 하는 특징을 가진다. 그렇다면 과연 하루에 얼마만큼의 ATP가 미토콘드리아 내부에서  만들어지는가. 세포하나가 하루에 평균적으로 100억 ATP를 사용하므로 이를 성인 한 명의 필요량으로 계산하면 3.0 × 10 25 ATP라고 한다. 건강한 성인이 하루에 만들어 내는 ATP의 에너지를 환산하면 1200와트라고 한다. 실로 어마어마한 활동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몸이 곧 하나의 우주란 생각을 또 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이 수치들을 통해 이러한 방대하고 어마어마한 규모의 ATP 생성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전자의 이탈과 누락의 스케일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활성산소의 생성이 생각보다 큰 규모로 그리고 빈번히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호흡폭발: 식세포, 침입자들과 싸우는 백혈구의 총알

박테리아, 곰팡이, 바이러스 등을 포함한 외부로부터 미생물이 침입할 경우,  백혈구내의 대식세포와 호중구는  가장 먼저 반응하고 현장에 도착하는 면역의 1차 방어선이다.  병원체를 삼킨 후,  이들은 병원체들을 효과적으로 깔끔하게 처리하고 파괴하기 위한 무기로 활성산소종을 생성하여 이용한다.  NADPH 산화효소라는 효소복합체의 활성화로부터 시작되는 이 식작용(Phagocytosis)은 병원체에 대항하는 면역반응의 핵심 구성요소이며 숙주방어와 면역조절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선천성 면역체계의 구성요소이다. 이를 '호흡폭발'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좀 더 자세히 다른 글에서 다룬다. 

 

요산 체외 배출: 핵산의 구성요소 퓨린대사의 마지막단계

생명체의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고분자 복합화합물 DNA는 퓨린계열 염기와 피리미딘 계열 염기로 구성된다. 

 

 

생명체의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핵산인 DNA와 RNA의 기본단위는 뉴클레오티드(Nucleotide)이다. 이는 오탄당(pentose)에 질소기반염기(base)와 인산(phosphate)이 합해진 구조이다.  DNA의 경우, 오탄당과 인산이 교대로 이어져 양쪽 바깥쪽의 백본을 이루고 안쪽으로 염기들이 서로 연결된 형태로서, 인산염 내의 탄소 위치에 맞춰 연결하다 보면 모양이 꼬인 나선형을 가지게 된다. DNA가 두 가닥의 사슬을 갖는 반면 RNA는 외가닥이다. 뉴클레오티드의 질소염기는 퓨린(Purine)과 피리미딘(Pyrimidine)의  2종류이다. 퓨린 계열염기는 아데닌(Adenine)과 구아닌(Guanine), 피리미딘 계열 염기로는 사이토신(Cytosine), 티민(Thymine, DNA의 경우), 우라실(Uracil, RNA의 경우)이 있다. 요산은 이 퓨린의 최종대사산물이다. 적어도 인체는 요산에서 더 분해를 진행할 수 없으므로 요산의 형태로 소변을 통해 배출해야 한다. 세포가 죽거나 손상되면 DNA가 혈액으로 방출되어 분해된다. 이때 퓨린은 하이포잔틴(Hypoxanthine)으로 전환되고 잔틴 산화환원효소(Xanthine Oxidoreductase, XOR)에 잔틴으로 전환되고, 다시 이 효소에 의해 요산으로 마침내 전환된다. 이후 신장으로 보내져 체외로 배출되는 메커니즘이다.

 

모든 유기체에서 XOR은 일반적으로 탈수소 효소(Xanthine Dehydrogenase: XDH)의 형태로 존재하지만 포유류의 경우에서만 그 산화된 형태(Xanthine Oxidase:XO)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XDH는 NAD+를 보조인자로 하여 이를 통해 전자를 받아 NADH로 환원된다. 이 과정에서 활성산소의 발생은 미미하다. 그러나 XO는 전자를 산소 분자에 직접 전달하는데,  1 전자 전달을 통한 환원으로 슈퍼옥사이드음이온라디칼(O2•- )을 생성하고 2 전자 전달을 통해 과산화수소(H2O2)를 생성한다. 또한, 이들  ROS가 주변의 철 또는 기타 전이 금속과 결합할 경우 Haber-Weiss 및 Fenton 반응을 통해 수산기 라디칼까지도 생성할 수 있다. 다양한 병리상태에서 XDH가 XO로 전환하는 것이 보고되었는데, 장기이식과 같은 저산소증,  허혈성 상태에서 종종 관찰되었다고 한다[3].

 

요산이 체내에 적정이상 축적되면, 난용성 분자인 요산은 바늘모양의 결정을 형성하는데, 이 결정이 신장 세뇨관에 형성되면 신장결석이, 관절에 형성되는 통풍이 된다.

 

활성산소가 생성되는 가장 대표적인 3가지 메커니즘을 살펴보았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 지극히 정상적인 생명활동의 일부임을 알게 되었다. 즉, 특별한 기전을 통해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활성산소임을 기억해야 할것이다.

 

 

[참고자료]

[1] Sender R, Fuchs S, Milo R. Revised Estimates for the Number of Human and Bacteria Cells in the Body.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4991899/

 

[2] Pizzorno J. Mitochondria-Fundamental to Life and Health.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4684129/

 

[3] Xanthine Oxidoreductase-Derived Reactive Species: Physiological and Pathological Effects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47073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