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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역학 2: 볼츠만 통계역학과 깁스 자유에너지로 보는 단백질 접힘

볼츠만: 미시의 세계를 통해 엔트로피를 설명하다.클라우지우스는 엔트로피를 수학적으로 정의하고, 열역학 제2법칙을 통해 자연에서 일어나는 과정의 방향성을 정량적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여전히 자연은 왜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는지를 설명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 질문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사람이 바로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루트비히 볼츠만(Ludwig Boltzmann)이었다. 클라우지우스가 거시적인 현상을 열역학의 언어로 기술했다면 볼츠만은 그 거시적인 법칙을 만들어 내는 원자와 분자로 시선을 돌렸다. 그는 원자와 분자의 미시적인 움직임을 통해 엔트로피를 이해하려고 한 것이다. 당시에는 아직 원자의 존재조차 실험적으로 증명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원자의 존재 자체를 의심하고 실재하..

열역학 1: 열역학 제1,2,3 법칙과 엔탈피 그리고 엔트로피의 탄생

산업혁명이란 말을 들으면, 석탄을 태워 생긴 증기를 기계적 운동 에너지로 변환하여 들판을 달리던 증기기관차가 제일 먼저 연상된다. 이 당시 사람들은 열을 이용하여 기계를 움직인다는 혁명적인 방법을 발견하긴 했지만, 아무리 좋은 열 기계라도 공급한 열에너지를 모두 일(work)로 바꾸지는 못했다. 어떻게 하면 열손실을 줄이고 더 큰 효율을 가지도록 개선할 것인가는 당대의 중요 화두가 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에너지 변환의 원리와 에너지 비효율성이라는 한계를 이해하려는 물리학의 한 분야인 열역학이 태동하는 출발점이 되었다.계(system)열역학을 이해하기에 앞서 먼저 열역학 용어부터 몇 가지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 먼저 계(시스템, system)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우리말로 계(系)라고 부르는 이것은 사..

단백질 4: 단백질 접힘 - Ramachandran Plot의 역사적 변천

앞글에서는 펩타이드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명 구조(resonance)를 가지게 되어 매우 안정적인 상태가 되며, 공명구조로 인해 질소와 탄소 사이에 결합이 부분적인 이중 결합 성격을 갖게 되어 회전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즉, 공명구조 덕분에 하나의 펩타이드 결합은 마치 단단한 판자처럼 평면성을 갖게 되고, 이러한 평면 구조가 반복되는 것이 α-helix와 β-sheet와 같은 규칙적인 2차 구조가 형성될 수 있는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단백질의 구조를 설명할 수 없다. 단백질 사슬은 단단한 평면들이 늘어서서 이어진 막대가 아니라 각 평면들은 평면을 서로 연결하는 관절을 중심으로 계속 방향을 바꾸며 공간속에서 다양한 형태를 만들어간다. 펩타이드 결합 자체는 ..

단백질 3: 공명구조가 만드는 펩타이드 평면과 단백질 백본의 φ, ψ 이면각

앞 글에서는 평온하게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던 자유 아미노산을 끌어와 단백질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하고, 이들을 차곡차곡 연결해 하나의 펩타이드 사슬을 만들기 위해 어떤 화학적 준비 작업과 연결 작업이 필요한지를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그렇게 힘들게 만들어진 펩타이드 결합은 단순히 아미노산들을 이어 놓은 사슬의 연결고리로 끝나는 것일까? 이제는 시선을 결합을 만드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펩타이드 결합이 가져오는 결과로 옮겨보자. 무엇보다 펩타이드 결합으로 형성되는 공명구조는 단백질 구조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로 인해 단백질이 취할 수 있는 구조가 어떻게 제한되는지, 그리고 그 제한 속에서도 어떻게 다양한 구조가 가능해지는지까지 이어서 살펴보자. 펩타이드 결합은 단순히 아미노산을 연결하는 ..

단백질 2: 단백질 번역-생체 내 펩타이드 결합(아미노산 활성화에서 펩티딜 전이까지)

앞 글에서는 단백질을 만드는 기본 재료인 아미노산부터 시작해, 아미노산들이 펩타이드 결합으로 연결되어 사슬을 만든다는 데까지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 결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에스터와 아마이드, 아실기와 아실화라는 기본적인 화학 개념도 함께 들여다보았다. 특히 생체 내에서 안정한 카르복실산이 다른 분자와 새로운 결합을 만들려면 먼저 더 반응성이 높은 형태로 활성화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데까지 왔다. 그렇다면 실제 세포에서는 아미노산을 어떻게 활성화하고, 어떻게 연결하여 하나의 펩타이드 사슬을 만들어내는 것일까? 이제 그 과정을 조금 더 깊이 따라가 보자. 펩타이드 결합은 과연 단순한 탈수축합반응인가일반적으로 펩타이드 결합을 두 아미노산의 아미노기(NH₂)와 카르복실기(COOH)가 반응하여 물 분자(H₂..

단백질 1: 단백질 생성 아미노산

바로 앞에서 DNA와 RNA라는 핵산을 13개의 글에 걸쳐 무척이나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 바통을 이어 이번에는 단백질을 아주 깊게 다뤄보려고 한다. 여기에는 내 나름의 이유가 있다. 나는 요즘 말로 후생유전학이라는 분야에 무척이나 꽂혀 있다. 같은 DNA 세트를 가지고 태어났어도 그 DNA에 담긴 유전자들이 실제로 어떻게 발현되는지는 완전히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며, 환경과 생활습관을 비롯한 여러 요인이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매력적이지 않은가. 물론 우리가 마음대로 유전자 발현을 조종할 수 있다는 뜻은 전혀 아니지만, 그 작은 여지만으로도 나를 흥분시키기에는 충분하다. ​ 후생유전학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핵산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본 것이고, 이번에는 그 바통을 이어 단백질을 ..

핵산 13: 비정형 DNA 구조(3): G-quadruplex(G4)와 i-motif 구조

DNA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누가 뭐래도 역시 이중 나선이다. 두 가닥이 서로를 감싸며 길고 길게 뻗어 있는 모습이야말로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DNA의 상징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DNA가 이 상징적인 모습 외에도 필요에 따라 굽어지고 비틀리며 A-DNA나 Z-DNA와 같은 다른 형태를 취하기도 하고, 특정한 반복서열에서는 hairpin이나 cruciform처럼 불룩 튀어나온 특이한 구조를 만들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이들은 모두 두 가닥의 DNA라는 기본적인 틀 안에 안에서 이루어지는 이유 있는 변신이었다. 그런데 3중 나선부터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졌다. 좀 더 복잡하고 파격적이다. 기존 이중 나선의 major groove에 제3의 가닥이 들어와 후그스틴 결합을..

핵산 12: 비정형 DNA 구조(2): 3중 나선 구조(DNA triplex)

DNA가 익숙한 이중나선에서 벗어나 다양한 비정형 구조로 모습을 바꾸려면, 아무 서열에서나 마음대로 접히고 결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집을 리모델링하려 해도 새로운 공간을 만들 수 있는 구조와 조건이 먼저 갖추어져 있어야 하듯이, DNA에도 평범한 이중나선과 다른 구조를 만들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이 필요하다. 그래서 앞글에서는 비정형 DNA 구조들을 본격적으로 살펴보기에 앞서 이러한 조건들을 먼저 알아보았다. 반복서열에서는 복제 과정에서 슬리파지와 같은 염기 미끄럼 현상이 일어나기 쉽고, 특히 역반복 서열은 한 가닥 안에서 서로 상보적인 부분끼리 결합하여 헤어핀을 만들거나, 두 가닥에서 이러한 구조가 함께 형성되어 십자형 구조를 만들 수도 있었다. 그리고 DNA를 구성하는 염기에는 우리가 익숙한 W..

핵산 11: 비정형 DNA구조(1): 3가지 수소 결합면과 반복서열

우리는 앞글에서 DNA의 세 가지 유형과 그 특징, 그리고 세 형태가 어떻게 다른지 자세히 알아보았다. 동일한 두 가닥이 어떤 기하학적 형태의 이중나선 구조를 취하느냐에 따라 DNA를 크게 A형, B형, Z형의 세 가지 구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 중 A형 나선은 주로 RNA 이중나선이나 RNA:DNA 혼성체에서 나타나는 형태이며, DNA도 탈수와 같은 특수한 조건에서는 A형 구조를 취할 수 있다. 반면 생리적 조건에서 우리 몸의 DNA가 기본적으로 취하는 구조는 Watson–Crick(WC) 염기쌍을 이루는 오른손 방향의 B형 이중나선으로, 우리가 가장 익숙하게 알고 있는 표준적인 DNA 구조이다. 전사와 같은 과정에서 DNA에 비틀림 장력이 발생하면 일부 구간이 국소적으로 왼손 방향의 지그재그 형..

핵산 10: A, B, Z형 DNA 이중나선 구조와 이를 결정하는 구조적 요인

바로 앞 글에서는 DNA 이중나선의 표면에 형성되는 두 개의 홈, major groove와 minor groove에 대해 살펴보았다. DNA의 알맹이라고 할 수 있는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염기들은 이중 나선의 안쪽에서 서로 마주 보며 수소결합을 하고 있지만, 염기 가장자리의 일부 화학적 특징은 이 두 홈을 통해 바깥으로 노출된다. DNA는 혼자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그 좁디좁은 핵 안에 그 긴 DNA를 돌돌 말아주는 히스톤 단백질부터 시작하여, 유전정보를 옮겨가기 위해 동원되는 다양한 전사 인자라든가, 혹은 DNA가 손상될 경우 즉각 수선을 위해 동원되는 수선팀, 그리고 우리가 외부에서 치료를 위해 투입하는 약물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다양한 단백질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 그리고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