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생물학/생화학

키나아제4 : kinase의 구분 및 구조(PKA)

Jo. 2024. 7. 28. 06:38

키나아제(Kinases)

인산화를 정의해 보았다. 이러한 인산화를 촉매하는 효소를 키나아제라고 한다. 따라서 단백질 키나아제라는 촉매 효소를 통해 인산을 기질 단백질에 붙여 다른 단백질의 기능을 수정하는 인산화라고 할 수 있겠다. 즉, 인산화 과정에는 인산을 제공해 줄 공여체, 인산을 이동받을 기질 단백질, 그리고 이를 중재할 키나아제 효소가 등장한다. 하지만 여기에 우리는 하나 더 추가해야 할 매우 중요한 요소가 있다. 보조인자이다. 보통 마그네슘 2가의 양이온(Mg2+)으로 대표되는 금속이온이다. 이 금속이온은 인산의  이동을 용이하게 하고 ATP 결합을 안정화시키는데 매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물론 인산공여체는 세포 내 ATP이다. 인산화가 단백질수정 방법으로 인기가 있는 또 하나의 이유도  ATP를 통한 인산의 풍부한 조달능력이 아닐까 싶다.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는 세포호흡을 통해 열심히 ATP를 만들어내므로 세포 내에는 인산을 3개나 달고 있는 ATP가 늘 풍부하므로 인산화의 재료를 구하기가 쉽지 않겠는가. 

 

참고로, 우리 인간 유전체에는 이러한 단백질 키나아제를 만드는 약 500개 이상의 유전자와 이를 견제하는 탈인산화 효소에 대한 200여 개 이상의 유전자가 있다고 한다. 단백질 인산화를 직접 조절하는 단백질에 인간 유전자의 약 3.5%가 사용되고, 단백질의 약 30%가 인산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1] 인체 내 인산화될 수 있는 부위를 가진 단백질이 약 13,000가지 정도 된다고 추정하기도 한다. [2] 이러한 수치를 감안해 보면 키나아제와 관련된 병리학적 측면이 가지는 비중 역시 가늠해 볼 수 있다.  

 

키나아제의 구분

키나아제를 구분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먼저 대상기질에 따라 분류해 보자면, 크게 탄수화물키나아제, 지질 키나아제, 단백질 키나아제가 있겠으나 이글에서는 이미 단백질키나아제를 다루기로 하였다. 기능에 따라 하나의 기질에만 작용하는지 여러 기질에 작용하는지에 따라 나눌 수도 있다. 하지만 이글에서는 인산화가 일어나는 OH기를 가진 대표적인 3가지 아미노산인 세린, 트레오닌, 티로신을 기준으로 분류하고자 한다. 세린과 트레오닌을 인산화시키는 키나아제는 사실 서로 매우 유사하고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보통 함께 합쳐서 serine/threonine kinase로 묶는다. 그리고 tyrosine을 대상으로 하는 tyrosine kinase가 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사실 엄밀하게 따지자면 세 가지 아미노산을 모두 인산화시키는 이중 특이성 키나아제(Dual kinase)도 있다. 미토겐 활성화 단백질 키나제(MEKs)이 대표적인 예이다. 물론 이 보다 더 상세하게 분류할수 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크게 이렇게 3가지 부류로 나눈다.

 

먼저 serine/threonine kinase(STK)는 단백질 키나아제중 가장 큰 패밀리이다. 전체 500개 이상의 키나아제 중 최소 350개가 이 종류에 속한다.  사실 serine/threonine 부위를 인산화하는 주요 키나아제를 몇 가지만 정리해서 소개해보려고 하다가 중간에 그만두었다. 그야말로 양이 너무나 방대하여 어느 것을 소개할 것인지 선택하기도 어려울 정도이다. 더구나 STK가 관여하는 중요 세포 내 신호전달 경로를 소개하려던 계획 역시 중도에 접었다. 너무 많고 복잡하여 보기편하고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는 것이 어려웠다. 애초에 내가 키나아제에 대해 따로 짚고 넘어가려고 했던 이유도 수많은 경로에서 차지하는 그 중요성과 다양성 때문이었으므로 차후에 연결해서 다룰 각종 경로들에서 자세히 개별적으로 다루는 것이 나을 것으로 보인다. tyrosine  kinase는 대부분의 성장인자나 면역과 관련된 신호분자의 수용체 결합방식인 수용체 티로신 키나아제(Receptor Tyrosine Kinases)에서 특히 매우 중요하며, 세포 내 신호전달체계의 첫 단계인 세포와 외부 신호의 최초 결합 시점과 결합 방법을 다루는 글에서 상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PKA(Protein Kinase A)로 본 키나아제의 구성과 과정 

키나아제 내부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효소가 ATP 및 기질과 결합하는 결합 부위(binding sites)와 촉매 활동이 일어나는 부위(catalytic site)를 합쳐 활성부위(active site)라고 부르고, 이 활성 부위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머지 부분은 효소 전체의 구조를 유지하고, 키나제가 기질과 더 근접하여 위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골격단백질(scaffold protein) 등으로 구성된다.

 

키나아제는 아미노산 서열에 의해 자신이 인산화해야 할 부위를 식별한다고 한다. 수많은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기질 단백질 내에는 무수히 많은 serine, threonine, tyrosine잔기들이 혼재할 것이고, 이들 중 과연 어느 것이 인산화의 대상인지는 알기 위하여 잔기 주변의 아미노산 서열을 읽는다고 한다. 즉, 기질 단백질 잔기 주변의 아미노산 서열을 통해 인산화 타깃부위를 찾는다고 한다. 

 

인간생체내 각 키나아제들의 아미노산 배열이 비록 다양하긴 하지만, 모든 키나아제에서 보존된 일부 아미노산들이 공통적으로 있다. 가장 초기에 발견되었고 가장 많이 연구되어 온 단백질 키나아제 A(PKA)를 예를 들어 키나아제의 구성과 반응 과정을 엿보자. [3] PKA는 serine/threonine kinase(STK)계 키나아제이다. 

 

촉매작용이 제대로 일어나려면, 기질이 키나아제의 활성부위에 잘 맞아 들어가 야한다. 그래서 구조가 중요하다. 그리고 잘 맞아 들어간 이후 촉매반응이 일어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활성부위에 머물러야 한다. 이러한 점을 생각하면서 키나아제의 구조를 보도록 하자. 키나아제는 두 개의 엽(bi-lobe)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 두엽에는 ATP와 결합하는 부분, 대상이 되는 단백질 기질과 결합하는 부분이 있고 이 두 부분을 연결하는 작은 링커부위(linker region)가 있다. 이 링커부위가 촉매 반응 단계에 따라 두 엽이 열리고 닫힐 수 있도록 해주는 힌지 같은 작용을 한다. 

 

 

 

두 엽(lobe)사이에 인산을 떼어서 붙이는 촉매작용이 일어나는 틈이 있다. 마치 포켓 같은 이 공간에는 글리신(Gly)이 풍부한 루프(loop)가 있어 키나아제가 ATP에 잘 결합되도록(도망가지 않도록?) 해준다. 그 외에도 키나아제 활성부위의 아스파테이트(Asp)는 2가의 마그네슘 양이온(Mg2+)과 상호작용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Mg2+는 기질에 바로 전달할 수 있도록 ATP의 γ 부위(가장 바깥쪽 인산그룹: 위의 그림 참조)를 정확하게 포지셔닝할 뿐만 아니라 γ 부위가 띠는 전하를 가려줌으로써 기질의 수산기와 정전기적으로 반발하지 않도록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라이신(Lys) 역시 ATP의 ∝, β와 작용하여 ATP가 안정되도록 추가적인 도움을 준다. 그리고 Asp는 기질의 수산기와 수소결합을 이루어  근접성을 확보하여 기질의 수산기가 ATP의 γ 부위와 반응하기 수월한 위치에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위의 그림은 키나아제 작용에 중요한 일부 아미노산 잔기가 단백질 인산화의 각 참여자들과의 상호작용을 보여준다.

 

인산화와 탈인산화: 끊임없는 견제와 균형

인간의 경우 인산화 될수있는 부위를 가진 단백질이 약 13,000가지 정도 된다고 추정하기도 한다. 키나아제가 인산을 붙이는 효소라면 인산을 떼어내는 효소도 있다. 따라서 인산화는 가역적 반응이다. 유기화합물에서 인산을 떼어내는 과정을 탈인산화(dephosphorylation)라고 부르며, 이 과정에는 물(H2O)을 사용하여 분해를 촉매 하는 인산가수분해효소(phosphatase)가 사용된다. 이렇게 인산을 붙였다가 다시 떼어내 원래대로 뒤돌려 놓을 수 있는 원활한 융통성이 키나아제가 단백질의 활성을 켜고 끄는 스위치처럼 역할하게 해주는 토대가 된다. 인산을 붙여 효소가 더 많이 생산되도록 양을 증가시키기도 하고, 또 양이 지나치게 많으면 다시 인산을 떼어내어 그 과정을 중지시켜 양을 조절한다. 일산분란하게 전개되는 세포 내 신호전달 과정에서도 해당 경로 내 다양한 인단백질(phosphoprotein)의 인산화를 조절하고 통제함으로써 다양한 생리학적 효과를 만들어낸다. 인산을 붙이고 떼면서 잠자고 있는 각 단계의 단백질을 흔들어 깨워 다음 단백질을 깨워 활성화시키도록 한다. 인산화의 과정이 너무나 놀라운 것은 인산화와 함께 반드시 이를 견제하고 조절하고 규제할 수 있는 counterpart가 늘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견제와 균형이 세포의 항상성과 정상적인 기능을 보장해 준다. 불행히도 이 과정에 어떤 이유로든 오작동이 발생하여 균형이 깨지게 되면 여러 질병을 야기하게 되고, 그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암이다. 균형이란 것이 결국 특정 유전자가 지나치게 발현되지 않게 하려는 메커니즘인데, 스스로 소멸했어야 할 세포가 끊임없이 증식하고 폭주하는 것이 암이지 않는가. 따라서 암과 관련된 측면에서도 키나이제는 매우 관련이 깊다.

 

세포내 신호전달 경로와 키나아제

신호전달경로는 매우 복잡하게 서로 겹치고 상호 영향을 주는 정말 한마디로 ‘질서 정연한 혼돈’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하나의 세포반응에 이르기 위해 다른 형태의 수용체 결합으로부터 출발하여 상이한 경로를 따라 진행되기도 한다. 같은 키나아제 패밀리의 비슷한 키나아제가 사로 다른 경로로 갈라지기도 한다. 또는 서로 다른 키나제가 하나의 같은 단백질 키나제의 부위를 인산화시키기도 한다. 공부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난감할 정도로 복잡하다. 그래서 더 경이롭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이 한치의 허튼 과정도 없이 수많은 단백질들이 일사불란하게 키나아제에 의해 인산화되면서 다음 전달 과정으로 전개되는 이 모든 과정들은 너무나 조화롭다. 이 모든 경로가 순조롭게 진행될 때 세포들은 정상적으로 항상성을 유지시키며 기능하여 우리의 하루를 무난하고 안정된 것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닌가. 쓸데없이 질주하는 단백질 성분이 없도록 항상 뒷목을 붙잡아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장치들이 요소요소에 각 경로마다 갖추어져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우리가 건강하게 기능할 수 있게 해주는 거대한 메커니즘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교한 장치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키나아제이다. 세포가 성장하고 분화하고, 필요하면 스스로 사멸시켜 건강하게 생존하기 위해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져야 하고, 이러한 질서를 어기고 자신만의 성장과 증식을 위해 폭주하는 것이 바로 암이 아닌가. 따라서 이러한 세포의 기능과 그 경로를 더 섬세하게 이해하기 위해 이제 나는 원래 출발점이었던 세포 내 신호전달 과정을 향후 아주아주 상세하게 탐구하고자 한다.

 

 

 

[참고 자료]

[1] A Mechanism for the Evolution of Phosphorylation Sites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3220604/

 

[2] Estimating the total number of phosphoproteins and phosphorylation sites in eukaryotic proteomes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5466708/

 

[3] Ca(2+)/calmodulin-dependent protein kinases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3617042/pdf/18_2008_Article_8086.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