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생물학 13

키랄성 5: 신약 승인 경향: 단일 이성질체 키랄 약품의 증가

약물이 체내로 들어오면 동일한 세포 내 신호 전달 경로를 거치면서 작동하겠지만 개인별로 대사 능력과 각 대사 기관의 상태가 다르므로 특정 환자에게 있어 투약량이나 투약간격등이 달라져야 약물의 효과를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키랄 약품이 라세미체로 합성된다는 점은, 도움을 받기 위해 누군가를 초대했는데, 그 손님이 내 허락도 없이 누군가를 함께 데리고 들어온 것 같은 불편한 상황으로, 그 함께 따라 들어온 불청객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할 수 없다면 처음부터 그 불청객을 달고 들어오지 않는 것이 최선일지도 모른다. 특히 약물 섭취를 최대한으로 줄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피하고 싶을 반갑지 않은 상황임이 분명하다. 잠시 잠깐 복용하는 약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

키랄성 4: 키랄 약물의 두 얼굴(유토머 vs 디스토머)

생체 시스템의 호모키랄성과 인공 화합물의 라세미체앞선 글에서 자연계에 입체 이성질체들이 널리 분포해 있으나, 생물적 시스템은 거울상 이성질체 중 특정한 한 형태만을 독점적으로 선호하는 경향 즉, 아미노산은 L-형으로, 당은 D-형으로 존재하는 호모키랄성을 나타내며, 이는 생체내 효소, 수용체등과 같은 분자들과의 작용과 관련이 있는데, 예를 들어 효소는 특정한 입체구조를 가진 기질에만 선택적으로 반응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한 이성질체만이 이들과 상호작용하여 기능함을 살펴보았다. 생체내에서 기능해야 할 약물을 인공적으로 합성할 때, 키랄 중심을 갖는 약품의 경우 두 가지 거울상 이성질체가 모두 합성되므로 이러한 효소들의 선택성에 문제가 생긴다. 입체구조에 따라 생체내에서 생체분자와 반응하여 활성을 가질 수도..

키랄성 3: 호모키랄성(homochirality):생명체의 선택

앞의 두 글에서, 같은 재료를 같은 배열로 구성하여 만들었지만, 4개의 서로 다른 원자(혹은 치환기)에 연결된 (주로) 탄소를 중심으로 3차원적인 배열이 살짝 달라져, 거울상 이미지로 쌍둥이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실상 서로 겹쳐지지는 않는(키랄성) 거울상 이성질체(enantiomer)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다. 역사적으로 두 거울상 형태를 어떤 방식으로 구별하여 이름을 붙여 왔는지도 살펴보았고, 각각 갖고 있는 특징이 같은 비율로 혼합되어 있을 때는 그 특징이 상쇄되어 사라져 버리는 혼합 형태(라세미혼합물)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이제 이 거울상 이성질체가 실제로 우리의 생명활동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를 살펴보자.  생명의 선택: 호모키랄성생명체에게 키랄성이 갖는 의미를 이해하려면 아마도 가장 중요한 ..

키랄성 2: 거울상 이성질체 명명법: d(+)/l(-), D/R, R/S

거울상 쌍둥이를 구별하는 이름 두 거울상이 오른손의 속성(right-handedness)과 왼손의 속성(left-handedness)을 갖는다는 것은 이해하겠지만 과연 오른쪽, 왼쪽으로 부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것이다. 이 둘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마치 두 명의 쌍둥이를 연상하게 하는 거울상 이성질체들은 끓는점, 녹는점, 용해도 등과 같은 물리적 특징과 화학적 속성이 거의 같아 구별이 쉽지 않다. 지금처럼 X선 결정학 등과 같은 고도의 기술들이 존재하지 않던 시기에는 편광 측정법과 같은 비교적 간단한 장치의 도움을 받아 이 두 쌍둥이들을 구별해서 표시할 수 있었다.  편광 측정법과 거울상 이성질체의 회전 방향19세기 초 프랑스의 물리학자 장바티스트 비오(Jean-Baptiste Bi..

키랄성 1: 거울에 비친 쌍둥이 이미지, 손의 속성, 키랄성(chirality)

거울을 사이에 둔 쌍둥이 이미지거울은 그 앞에 놓인 물체를 반사하여 반대편에서 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하지만 거울은 왼쪽과 오른쪽을 뒤집어서 보여준다. 물론 정사각형이나 축구공처럼 대칭적인 모양일 경우는 별 의미가 없지만, 비대칭적인 형상을 가진 물체라면 거울 속에서 방향이 달라져 거울 앞에 놓인 물체와 거울 안에 비친 물체의 형상들을 서로 포개어 놓아 보면(superimpose) 똑같이 겹쳐지지 않게 된다. 왼손을 거울에 비추면 반사되어 나타나는 형상이 곧 오른손의 모양인데, 왼손과 오른손이 마주 보고 있어 왠지 둘이 똑같아 보이는 착각에 빠지게 하지만 사실 둘은 같지 않다. 나는 이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도무지 오른손에서 레이저 빔이라도 나가는지 오른쪽 고무장갑에 유난히 구멍을 참 잘 낸다. ..

이소프렌, 테르펜, 이소프레노이드, 테르페노이드 그리고 콜레스테롤.

이소프렌(isoprene)?여기저기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조각들이 어느 한순간 서로 연결되면서 이해되기 시작할 때 느끼는 짜릿한 지적인 쾌감이 있다. 지질을 포괄적으로 정리하여 살펴보다 보니, 필연적으로 우리에게 뜨거운 감자와 같은 존재인 콜레스테롤도 역시 기본부터 살펴보게 되었다. 콜레스테롤이 다른 지질들처럼 지방산(fatty acids)을 그 기본 구성성분으로 하지 않고, 이소프렌(isoprene)이라는 특이한 단위로부터 출발해 생성된다는 것을 알게 되어 매우 난감했다. '이소프렌'은 참으로 생소한 개념이고 아는 바가 전무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아주 작은 분자 단위가 레고조각처럼 모이고 모여 자연계에서 엄청나게 많은 물질들을 생성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 주변에 아주 가까운 곳에 ..

키나아제4 : kinase의 구분 및 구조(PKA)

키나아제(Kinases)인산화를 정의해 보았다. 이러한 인산화를 촉매하는 효소를 키나아제라고 한다. 따라서 단백질 키나아제라는 촉매 효소를 통해 인산을 기질 단백질에 붙여 다른 단백질의 기능을 수정하는 인산화라고 할 수 있겠다. 즉, 인산화 과정에는 인산을 제공해 줄 공여체, 인산을 이동받을 기질 단백질, 그리고 이를 중재할 키나아제 효소가 등장한다. 하지만 여기에 우리는 하나 더 추가해야 할 매우 중요한 요소가 있다. 보조인자이다. 보통 마그네슘 2가의 양이온(Mg2+)으로 대표되는 금속이온이다. 이 금속이온은 인산의  이동을 용이하게 하고 ATP 결합을 안정화시키는데 매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물론 인산공여체는 세포 내 ATP이다. 인산화가 단백질수정 방법으로 인기가 있는 또 하나의 이유도  ATP..

키나아제3 : 인산의 화학적 형태, 에스터 결합 그리고 인산화

인산의 화학적인 측면이제 화학적 측면에서 인을 조금 더 알아보자. 인은 생체내에서 인산(H3PO4)으로 존재한다. pH와 같은 다양한 환경에 영향을 받아 수용액 상태에서 인산은 수소양성자를 각각 하나씩 잃어 3가지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  위와 같이 하나의 인산이 여러 형태로 존재할 수도 있고, 하나 이상의 인산들이 결합할 수도 있다. 인산들이 두 개 또는 세 개가 결합하여 이인산과 삼인산을 만든다. 아래 이미지에서는 모두 수소양성자가 그대로 모두 결합되어 있는 상태이다. 즉 아래 그림에서 수소들을 잃으면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는 인산염의 모양이 된다.    에스터결합(Ester bond)이 시점에서 화학에서 에스터(ester)화 반응이라는 것을 잠깐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에스테르라고도 읽는 에스터는 ..

키나아제2 : 단백질 번역후 수정방법과 단백질 인산화

단백질의 인산화인이,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인산이 인체내에서 발견되는 여러 지점과 역할들을 살펴보았다. 생명과 직결되는 중요한 역할과 기능을 한다는 말을 이제 충분히 이해하게 되었다. 이러한 인산의 다양한 활약중에서 이제 이미 간략히 언급된 인산화를 집중적으로 상세히 다루어 보고자한다. 세포의 신호전달과정을 공부하면서 끊임없이 나타나는 인산화가 너무나 궁금하여 더 자세히 알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단백질의 인산화를 자세히 다루고자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먼저 단백질에 대하여 간략하게 짚고 가보고자 한다. 단백질의 기본 구조단백질을 만드는 빌딩블록이 아미노산이다. 레고 조각들이 모여 여러가지 물체가 만들어지는 것과 비슷하다 하겠다. 아미노산에는 인체가 만들지 못하는 필수 아미노산(9개), 합성되기는..

키나아제1 : 인(P, Phosphorus), 인산

원자번호 15인 화학 원소인(P, Phosphorus)은 필수미네랄로서 인간을 비롯한 동식물의 모든 살아있는 세포 내에 존재한다. 인체 내에서 인은 지방을 제외한 체질량의 1% 정도를 차지하며, 이 중 85%는 뼈와 치아를 구성하고 나머지 15%는 혈액과 연조직에 분포한다. [1] 원자 번호가 15인 인은 8개의 전자를 채우고 난 최외각 전자가 5개이므로, 이 5개의 전자를 기증하면서 5개의 공유결합을 형성할 수 있다. 인은 반응성이 높아 자연상태에서는 순수한 인의 형태로 존재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고, 생체내에서 보통 인산(H3PO4)의 형태로 존재한다. 수용액상태에서는 양성자(H+) 세 개를 모두 잃고 이온상태인 ([PO4]3−)의 형태가 되어 인산염(phosphate)이 되며, 우리가 생화학에서 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