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Es는 크게 2가지 주요 메커니즘을 통해 인체의 여러 프로세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첫 번째는 앞선 글에서 살펴봤듯이, 단백질과 결합하여 이를 변형시키고 더 나아가 주변의 단백질과의 교차 결합(cross-link)을 통해 그 변형을 심화시키고 확장시키는 직접적인 메커니즘과, 다양한 세포 표면에서 AGE와 결합하는 특정 수용체를 이용하는 간접적인 방법이 그것이다. 이글에서는 두 번째 메커니즘, 즉 그 수용체에 대해 살펴보자.
RAGE와 결합하는 AGEs를 비롯한 다양한 리간드들
1992년 소의 폐에서 처음 분리되어 AGEs 수용체라는 역할로 인해 RAGE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고 [1], AGEs와의 상호작용에 중점을 두고 연구가 되었으나, 이후 연구가 계속되는 과정에서 AGEs뿐만 아니라 S100 단백질 패밀리 (칼슘결합단백질로 염증/면역반응과 관련), Amyloid-β(아밀로이드-베타 : 알츠하이머 병리와 관련), HMGB1(High mobility group box 1, 암포테린, 염증/면역반응과 관련), 그리고 Mac-1(CD11b/CD18: 면역세포 관련) 등의 수많은 리간드(bonding partner)들과도 결합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대표적인 리간드는 우리가 현재 다루는 AGEs이다.
RAGE는 패턴인식 수용체이며 면역 글로불린 superfamily의 구성원이다. 내피세포, 신경세포, 면역세포, 그리고 피부와 내벽세포의 표면을 덮고 있는 상피세포 등, 신체 전체에 걸쳐 다양한 형태의 세포 조직들에서 발견된다. 막횡단 수용체로서 세포막을 가로질러 외부와 내부 모두에 돌출되어 있다.
3가지 RAGE의 도메인(구조적 조직)
1. 세포 외부 도메인(Extracellular Domains)
RAGE를 구성하는 3가지 영역 중에서, 이는 세포 외부에 위치한 RAGE의 부분으로 세포외부 환경에 존재하는 특정 리간드나 분자를 인식하고 결합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V(Variable) 형태의 면역글로불린 도메인과 C1(constant-1), C2(constant-2)타입 면역글로불린 도메인이 있는데 V는 AGEs, S100 단백질을 비롯한 다양한 리간드 분자들을 붙잡아 결합하는 손과 같은 부분이고, C1와 C2는 RAGE가 안정적이고 견고하게 잘 유지되도록 도와주는 프레임워크 같은 역할을 하는 하위 도메인들이다. 이들은 모두 세포 밖에 위치한다.
2. 횡막 도메인(Transmembrane Domain)
이 영역은 세포막을 가로지르며 RAGE를 세포 표면에 깃발을 고정시키는 말뚝 같은 역할을 하며 세포의 내부와 외부를 연결한다. 리간드 결합과는 직접적으로 관계없다.
3. 세포 내부 도메인(Intracellular Domain)
세포질 꼬리(cytoplasmic tai) 부분은 세포막을 통과한 후 세포 내부에 위치한다. 리간드가 결합되면 이 세포질 꼬리는 세포 내의 신호 전달 경로를 활성화시켜 세포 반응을 유도하게 된다. 서로 다른 리간드는 각기 다른 신호 전달 경로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각 도메인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세포 외부 도메인은 리간드를 인식하고 결합하며 전반적인 구조적 안정성에 기여하고, 횡막 도메인은 RAGE를 세포막에 고정시키고, 세포 내부 도메인은 리간드 결합 후 신호를 전달하여 세포반응을 시작한다
sRAGE(soluble RAGE) :수용성 RAGE
sRAGE는 대체 접합(alternative splicing)이라는 프로세스로 생성되는데, 이는 메신저 RNA(mRNA)가 생성되는 동안 유전자 내 엑손(exons:코딩 영역)의 다양한 조합이 포함되거나 제외되는 메커니즘이다.
일반적으로 RAGE가 위의 3개의 도메인을 모두 갖는 반면, sRAGE는 2번째 횡막 도메인이 부족하므로 세포밖으로 분비되어 혈액과 같은 체액에서 자유로이 순환하는 수용성이 된 것이다(위의 그림 참조). 또한 세포 내 신호 전달을 하는 3번째 세포 내부 도메인이 부족하므로 신호 전달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 따라서, 리간드들과 결합하기 위해 일반 RAGE와 리간드 결합을 위해 경쟁하면서 미끼(decoy) 역할을 하여, RAGE가 리간드와 결합하는 것을 가로체 인터셉트하여 신호전달 자체를 차단시켜 버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3]
물론 AGEs도 RAGE와 결합하지 못한다면 세포 내로 들어갈 수 없다. 항고혈압제(ex, 칼슘 채널 차단제, 안지오텐신(angiotensin) 전환 효소 억제제,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차단제), 항당뇨병 약품(티아졸리딘디온: thiazolidinedione) 그리고 콜레스테롤 낮추는 약품(스타틴)과 같은 일부 약물에는 sRAGE가 포함되어 있어 AGEs가 RAGE와 결합하는 것을 막음으로써 당뇨관련 합병증을 예방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4]
실제로 RAGE가 매개가 된 당뇨병성 죽상동맥경화증, 대장염,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β)의 뇌혈관장벽 침투 그리고 암세포의 전이 및 공격과 같은 병리 상황에서, sRAGE가 RAGE의 신호 전달 효과를 성공적으로 예방하거나 역전시킨 사례가 있다. [5]
RAGE의 영향
1. 염증 반응
RAGE가 AGEs를 비롯한 다양한 리간드와 결합하게 되면 세포질 꼬리는 세포 내 신호 분자와 상호작용을 하여 세포 내 신호 전달 경로를 활성화시켜 면역 반응과 염증을 촉진하는 프로세스가 시작될 수 있다.
하나의 주요 신호전달 경로는 염증과 관련된 핵심 전사요소인 핵인자-카파 B(nuclear factor-kappa B, NF-κB)의 활성화이다. [6] RAGE가 활성화되면 핵인자-카파 B(NF-κB)가 핵 안으로 이동하여 염증 및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의 발현을 촉진시키고, 이는 인터루킨(IL-6) 및 종양 괴사인자와 같은 사이토카인의 분비 증가로 이어져 염증 과정을 더욱 증폭시키고 과열시키게 된다.
NF-κB(nuclear factor kappa-light-chain-enhancer of activated B cells)는 감염과 염증에 대한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 복합체이다. 또한 염증 및 면역 반응, 세포 증식과 세포사멸과 같은 생리적 과정에 관련된 유전자들의 발현을 조절하는 전사(transcription) 인자이다. 모든 세포 유형에 존재하며 일반적으로는 세포질에서 비활성상태로 발견되지만, 세균이나 바이러스 항원, 사이토카인, 스트레스 등의 다양한 원인으로 활성화되면 세포의 핵으로 이동하여 특정 DNA 서열과 결합하여 표적 유전자의 전사를 조절한다. 따라서 이들을 잘 규제하지 못하면 염증성 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
잘 알다시피 염증반응은 인체가 유해한 것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려는 방어 메커니즘의 일부이며 그 자체는 자연스럽고 우리에게 유익한 것이다. 그러나 RAGE가 매개가 된 염증 신호 전달 경로가 만성적으로 활성화되어 통제되지 않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결국 조직 손상을 비롯, 당뇨 합병증, 신경퇴화성 질환(알츠하이머병 등), 심혈관 질환, 그리고 암과 같은 질환의 발생에 기여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2. 산화 스트레스
또한 NADPH 산화 효소 역시 활성화시킨다. 이는 상당한 양의 슈퍼옥사이드 라디칼(superoxide radicals), 음이온 및 하이드록실 라디칼의 생성으로 활성산소(ROS)의 생성을 촉진시켜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게 되고 결과적으로 조직 및 세포 손상을 일으킬 수 있게 된다. ROS는 반응성이 강한 그 특성 때문에 세포구성요소를 손상시키고 염증반응을 일으킨다. 실제로 NADPH 산화 효소의 발현과 뇌의 활성산소종(ROS) 수준은 파킨슨증,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과 관련하여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7]
RAGE의 향후 활용방안
RAGE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은 AGE와 관련된 병리 생리학의 기전을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 중요하며, 더 나아가 RAGE와 리간드 간의 상호 작용을 활용하여 이를 조절하는 치료 전략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억제제나 상반제를 개발하여 RAGE의 활성화를 차단하고, 염증 및 면역 반응을 완화시킬 수 있다. 또한 RAGE의 양을 측정하거나 그 상태를 파악하여, RAGE와 관련 있는 질병의 유무를 진단하고 그 진전 상태를 모니터 할 수도 있다. 즉 관련 질병의 진단마커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미 RAGE의 신호 전달경로를 억제하거나 차단하여 AGEs 관련 질병의 치료에 사용하고자 하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8] 반면, RAGE가 정상적인 생리학적 조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향후 연구에서는 RAGE 표적 치료법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인간에 대한 RAGE 차단의 장기적인 효과에 대해 더 신중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참고 자료]
[1] RAGE (Receptor for Advanced Glycation Endproducts), RAGE Ligands, and their role in Cancer and Inflammation
https://translational-medicine.biomedcentral.com/articles/10.1186/1479-5876-7-17
[2] Receptor for 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s (RAGE): A Pivotal Hub in Immune Diseases
https://www.mdpi.com/1420-3049/27/15/4922
[3] Pathophysiology of RAGE in inflammatory diseases
https://www.frontiersin.org/articles/10.3389/fimmu.2022.931473/full
[4] Dietary glycotoxins and infant formulas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5242244/
[5] Purification and Characterization of Mouse Soluble Receptor for 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s (sRAGE)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021925820677924
[6] NF-κB signaling in inflammation
https://www.nature.com/articles/sigtrans201723
[7] Enhanced expression of RAGE/NADPH oxidase signaling pathway and increased level of oxidative stress in brains of rats with chronic fluorosis and the protective effects of blockers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0946672X23001645
[8]Targeting receptors of 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s (RAGE): Preventing diabetes induced cancer and diabetic complications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0344033819313111
Structural Basis for Ligand Recognition and Activation of RAGE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4250094/#S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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